칩 부족으로 혼란에 빠진 캐논 프린터
글로벌 칩 대란이 올해도 이어지는 가운데 캐논 프린터가 혼란에 빠졌다. 정품 토너를 인증하는 DRM(디지털 권한 관리) 칩이 부족해 정품 토너를 넣어도 가짜라는 오류 경고 창이 뜨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결국 캐논은 영향을 받는 제품 모델과 DRM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는 웃지 못할 상황에 빠졌다.
저렴한 프린터 가격을 비싼 정품 토너로 뽑아내는 것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당연하지만 캐논 프린터는 그 어느 기업보다 강력한 DRM 정책을 펴왔고 일부 모델에서는 정품 토너가 아니거나 슬롯이 비어 있을 경우 스캔 기능이나 기본 프린트 기능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런 정책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의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렇게 강력한 DRM 정책이 칩 부족 사태와 만나면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고 스스로 우회 방법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게 만들었다.
독일, 유럽 홈페이지에는 글로벌 칩 부족으로 특정 전자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모델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DRM 인증 우회 방법을 모델별로 설명해 놓았다. 프린터, 복합기 수십 개 모델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홈페이지에서 모델을 검색할 수 있다.
경고 문구를 무시하고 ‘닫기, 동의함, OK’를 선택하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프린트 품질에는 이상이 없지만 사용 중 토너 잔량이 100%에서 갑자기 0%가 되거나 토너 슬롯이 비었다고 표시될 수 있다. 이럴 때는 토너를 뺐다가 다시 넣으면 된다. 비정품 토너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방법이 칩 공급이 회복된 후에도 유지될 것인지 펌웨어 업데이트나 다른 방법을 통해 차단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스스로 DRM 우회 방법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면 캐논 프린터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