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93%∙반도체 40%, 심화되는 對中 수입의존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비해야

2022.01.18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주요 품목 수입의존도가 미국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2010년대 후반 미-중간 무역전쟁이 발생한 뒤로 이 같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입의존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산업과 관련된 글로벌 공급망 위상을 제고하고 원료조달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기(사진 = unplash)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한∙미∙일 對중국 수입의존도 현황과 과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체 품목의 전 세계 대 중국 수입의존도는 14.3%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26%, 한국이 23.3%, 미국 18.6%의 순으로 높았다.

이 중 부품·소재만 놓고 보면, 한국이 29.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일본이 28.9%, 미국은 12.9%였다. 중간재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세계 평균이 10.4%였는데 한국은 27.3%를 기록했다. 일본의 19.8%, 미국의 8.1%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의존도를 나타냈다.

전경련은 “한국과 일본의 중간재 및 부품소재에 대한 대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은 한-중-일 3개국이 중간재 교역을 매개로 경제블록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중국 수입의존도 한-미-일 비교(자료 = 무역협회, 월드뱅크)
▶ 미-중 무역갈등 발생 이후 대 중국 수입의존도, 한국이 가장 많이 상승

특히 주목되는 점은, 2010년대 후반 벌어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이후 대 중국 수입의존도에서 한국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 발생 직전인 2017년과 비교해 전체 품목의 2021년(1-8월) 대 중국 수입의존도는 한국이 3.8%포인트 증가했고 일본은 0.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무역전쟁 당사국인 미국은 4.2%포인트가 줄었다.

중간재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중간재의 대 중국 수입의존도는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이 2017년 대비 0.7%포인트 올랐고 같은 기간 일본과 미국은 0.2%포인트와 1.9%포인트가 줄었다.

부품 소재의 경우, 2020년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의 대 중국 수입의존도가 0.1%와 0.9%포인트 증가했고 미국은 5.7%포인트가 감소했다.

2017년 대비 한-중-일 대중국 수입의존도 변화(자료 = 전경련)
▶ 美 공급망 재구축 4대 핵심 품목에서도 한국의 對中 의존도 가장 높아

이런 가운데, 미국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공급망 재편 핵심 품목들에서도 한국의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핵심 4대 품목 가운데 반도체의 경우 한국이 39.5%의 대 중국 수입의존도를 기록하면서 일본(18.3%)과 미국(6.3%)에 비해 2.2~6.3배 높게 나타났다.

전경련은 “반도체 강국인 한국이 역설적으로 반도체의 대 중국 수입의존도가 가장 높다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중국 현지공장 반도체 물량 상당수를 전공정(웨이퍼 가공) 단계까지 생산한 뒤 한국으로 수입해 후공정(웨이퍼 절단, 포장)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함께 최근 가장 뜨거운 품목으로 떠오른 배터리의 경우 한국은 무려 93.3%의 대 중국 수입의존도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의 66.1%, 미국의 43.4%에 비해 1.4배~2.2배 높은 수준이다. 한국이 배터리 강국이지만 국내 전기차 판매 증가로 인해 국내 물량만으로 수요를 맞추지 못해 국내 배터리 업체가 중국 공장 생산분을 수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의약품과 의약원료품 등 항생물질과 희토류의 대 중국 수입의존도 역시 한국이 52.7%와 52.4%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부품소재의 경우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중 수입의존도가 29.3%였으며 일본이 28.9%, 미국은 12.9%였다. 중간재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이 27.3%로 일본(19.8%)과 미국(8.1%)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대중 수입의존도를 나타냈다.

특히 중간재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17년과 비교해 한국의 대중 수입의존도가 0.7%포인트 상승한 반면, 일본은 0.2%포인트, 미국은 1.9%포인트가 각각 감소해 미중 무역전쟁 이후 한국의 대중 수입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리튬이온측전지, 항생물질, 희토류에 대한 한-미-일 대중 수입의존도 비교(자료 = 전경련)
한편, 전경련은 이번 자료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의 정책지원 강화를 통해 한국의 글로벌 공급망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원료조달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의 170억 달러 규모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 건설 프로젝트 확정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 중국 전략우위 탈환을 위한 핵심 품목 공급망 재구축은 본격 실행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올해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와 중국의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미중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글로벌 공급망 이슈는 산업통상을 넘어 경제안보 의제와 결합하여 다루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 EU 등 주요국은 핵심품목에 대한 자국 내 생산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도 주요품목에 대해서는 중국 등 특정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배터리 93%∙반도체 40%, 심화되는 對中 수입의존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비해야 < 산업·통상 < 뉴스 < 기사본문 – 무역경제신문 (trad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