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찍은 에너지가격…“하반기엔 하향 안정화”

2022-04-05

‘우크라이나 사태’ 뒤 폭등세를 보인 국제원유 가격은 지난달 8일 배럴당 128달러(브렌트유 기준)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4일 107.5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석탄 가격의 진폭은 더 심해, 지난달 2일 t당 440달러(호주 뉴캐슬산)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지난 1일 현재 258.8달러로 하락했다. 천연가스(헨리허브 기준) 가격은 지난 2월2일 6.54달러(MMBtu당)로 고점을 형성했다가 1일 5.39달러로 떨어졌다.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연중 고점에 견줘선 대폭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원유 가격은 지난해 말(77.8달러)보다 38.2% 올라 있다.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 역시 지난해 말보다 각각 52.6%, 47.3% 높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비롯된 에너지 시장의 불안 양상은 그대로인 셈인데, 향후 흐름은 어떨까?한국무역협회는 “하반기 들어서면서 원자재 가격은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5일 내놓은 ‘주요 원자재 공급 구조 분석 및 가격 상승의 영향’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공급망 교란에 대한 불안 심리와 재고 확보를 위한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원유 가격 흐름에 대해 무역협회는 “하반기 중 배럴당 80달러대로 진입하며 현재가 대비 20% 안팎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달 들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의 비축유 추가 방출 계획을 발표하고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끌어낸 데 따라 석유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데 바탕을 둔 관측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세계 원유 공급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하루 202만배럴, 40만배럴 공급 부족 상태에서 2분기(74만배럴)부터는 공급 초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3분기와 4분기 공급 초과 예상 물량은 각각 64만배럴, 57만배럴이다.석탄 가격은 하반기 중 t당 150달러대로 진입하며 지금보다 40% 안팎 떨어질 것으로 무역협회는 전망했다. 올해 인도·중국 등이 석탄을 증산할 예정이라 수급 불균형이 일부 해소될 것이란 점에서다. 무역협회는 “천연가스는 하반기 중 지금보다 30%가량 낮은 4달러 내외로 하락할 것”이라며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이 공급선 다변화 및 소비 감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무협은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에도 “단기적으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무역수지 악화, 기업 채산성 악화, 기업 생산활동 중단, 수출 활력 둔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소재인 네온과 크립톤의 공급 애로가 큰 숙제로 꼽혔다. 네온과 크립톤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생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네온 수입단가는 올해 1~2월 ㎏당 150.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9% 올랐다. 같은 기간 크립톤은 105.1% 상승한 681.8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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