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슈퍼컴 ‘후가쿠’ 코로나 치료 후보약물 수십종 발견

송고시간2020-07-04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세계 최고의 연산 속도를 내는 일본 슈퍼컴퓨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약물을 다수 찾아냈다고 현지 언론이 4일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국립 이화학연구소와 교토(京都)대학은 슈퍼컴퓨터 ‘후가쿠'(富岳)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 수십 종을 발견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두 기관은 이들 후보 약물이 세포 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고 제약업체 등과 협력해 임상시험 추진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화학연구소의 부(副) 프로그램 디렉터인 오쿠노 야스시(奥野恭史) 교토대 교수팀은 기존의 항바이러스 약물과 항암제 등 총 2천128종의 약물을 수집해 바이러스 증식에 관계하는 단백질에 결합해 증식 작용을 막는지 여부를 후가쿠로 계산해 예측했다

그 결과 수십 종의 약물이 치료제로 유망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후가쿠로 찾아낸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 중 기생충 구제약으로 쓰이는 12종은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투여해 효능을 확인하는 연구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화학연구소와 전자업체 후지쓰(富士通)가 공동 개발한 후가쿠는 지난달 22일 발표된 전 세계 슈퍼컴퓨터 계산속도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후가쿠의 계산 능력은 초당 41경6천조 회로, 세계 2위인 미국 서밋(14경9천조 회)의 약 2.8배나 된다.

후가쿠 개발에는 일본 정부도 1천100억엔(약 1조2천억원)을 지원하는 등 거액의 국비가 투입됐다.

요미우리신문은 후가쿠는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지만 올해 4월부터 코로나19 치료 후보 물질 발굴 등 5가지 테마의 선행 연구에 이용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