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아이폰, 어떤 혁신 추진되나…신기술 후보는

2025-05-14

애플이 2027년 선보일 아이폰 개발에 착수하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폰 출시 2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술 혁신을 추진해서다. 애플은 연간 2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글로벌 메이커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애플의 신기술 채택은 곧 산업과 시장의 변화를 뜻해 아이폰 공급망 진입에 퀄컴, TSMC는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주도권 노리는 아이폰…’모바일 HBM‘ 탑재하나

2027년 아이폰 탑재 여부가 주목되는 기술 중 하나는 ‘모바일 고대역폭메모리(HBM)’다. HBM은 D램을 적층해 신호 전달 속도(대역폭)를 대폭 끌어올린 메모리로, AI가 확산하면서 급성장세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맞물려 AI 연산을 지원해 AI 메모리로도 불린다. 주로 AI 서버에 쓰인다.

스마트폰에도 HBM과 같은 역할을 담당할 새로운 메모리가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AI를 연산하는 ‘온디바이스 AI’ 혹은 ‘AI 폰’을 구현하려면 메모리 성능 개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HBM은 HBM처럼 저전력 D램을 쌓아 입출력을 늘려 대역폭을 끌어올릴 수 있다. LLW(Low Latency Wide I/O) D램이란 이름으로 통용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2027년 전후로 애플이 모바일 HBM을 아이폰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AI 연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며 “GPU에 모바일 HBM을 연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모바일용 HBM(LLW D램) 패키징 방식 비교
모바일용 HBM(LLW D램) 패키징 방식 비교

애플이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와 이같은 방안을 공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사 모두 독자적인 반도체 패키징 방식으로 모바일 HBM을 개발 중인데, 양산 목표 시점이 2026년 이후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VCS(Vertical Cu-post Stack)’, SK하이닉스는 ‘VFO(Vertical wire Fan Out)’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HBM 패키징 기술을 구현한다. 향후 아이폰에 채택될 경우 서버 시장에서의 HBM 주도권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이어갈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풀스크린·차세대 DDI도 주목

스마트폰 전면이 화면으로 꽉 차는 ‘풀스크린’도 20주년에 맞춰 아이폰에 적용될 수 있는 신기술로 꼽힌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도 화면이 전면을 대부분 채우고 있지만 전면 카메라 부분과 화면 테두리 부분(베젤)은 검은색으로 돼 있어 100% 온전한 풀스크린은 아니다. 이 때문에 2027년 아이폰에는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와 OLED의 가장자리를 꺾는 4면 벤딩(Bending) 기술 도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UDC는 스마트폰 화면 아래 카메라를 숨기는 기술이다. 이를 적용하면 화면을 빈 곳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빛 투과가 가능해야 하고 카메라의 화질 저하가 따르는 등 기술 난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UDC를 구현하기 위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판 소재로 투명 폴리이미드(PI)를 적용하는 방법, 특수 렌즈를 활용해 광학적인 손실을 줄이는 방법 등이 개발되고 있다. 또 애플은 과거 OLED를 접어 화면 베젤을 줄이는 기술을 도입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4면 전체를 꺾는 벤딩으로 상하좌우 베젤을 모두 없애는 기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은 저전력 구현을 위해 16나노미터(㎚) 핀펫 공정으로 만드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DDI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픽셀에 구동 명령을 내리는 반도체로, 기존 2차원 구조 플라나 트랜지스터에서 3차원인 핀펫으로 전환,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플라나(Planar) 트랜지스터 구조(왼쪽)와 핀펫 구조 비교(사진=LX세미콘)
플라나(Planar) 트랜지스터 구조(왼쪽)와 핀펫 구조 비교(사진=LX세미콘)

OLED 소재 변화도 예상된다. 화질을 기존 아이폰 색 영역 기준인 DCI-P3와 sRGB 수준을 넘어서는 어도브 RGB나 BT2020 수준으로 개선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아이폰18 시리즈에 M16이라는 신규 재료세트를 적용할 예정인데, 2027년에는 20주년 아이폰을 위한 새로운 재료세트를 구성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퓨어실리콘 배터리’ 탑재 촉각

배터리에서도 획기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특히 충전 성능과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음극에 흑연을 쓰지 않고 100% 실리콘 소재만 사용하는 ‘퓨어실리콘 배터리’ 상용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복수 배터리 제조사들과 협력, 퓨어실리콘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퓨어실리콘 배터리란 음극재에 흑연을 넣지 않고 실리콘 100%를 사용한 걸 뜻한다. 실리콘은 현재 배터리 음극 소재로 쓰이는 흑연 대비 이론적으로 10배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면 동일한 부피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도 배터리 부피를 줄이는 데도 유리하다.

배터리 성능 개선은 온디바이스 AI 구현과 직결된다. 기기 단에서 대규모 AI 연산을 하기 위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의 획기적인 향상이 필요해서다. 또 AI에 대응, 반도체 칩 크기도 커지는 데 실리콘을 활용해 배터리 부피를 줄이면 칩 실장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려면 배터리 성능의 비약적인 발전이 필요한데 애플은 실리콘을 통해 이를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퓨어실리콘 배터리 상용화가 가까워졌다는 것은 실리콘 소재가 가진 팽창 문제를 극복할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2027년 아이폰 탑재가 주목되는 기술들 - 자료 : 업계 취합
2027년 아이폰 탑재가 주목되는 기술들 – 자료 : 업계 취합
글로벌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 자료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단위 : 백만대)
글로벌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 자료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단위 : 백만대)

출처:[이슈플러스] 20주년 아이폰, 어떤 혁신 추진되나…신기술 후보는 – 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