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질을 감지하는 롤러블폰이라니…삼성이 낸 새 특허
2024. 3. 12
지난 2017년, 삼성전자는 케이웨더와 함께 실내 공기 청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에어가드K폰’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실내 공기측정기와 갤럭시 스마트폰이 하나의 구성품이었다. 공기청정기로 주변 공기 질을 측정하면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앱을 통해 주변 공기 청정 제품을 제어하는 기능까지 제공했다.
단 에어가드K에 포함된 스마트폰은 자체 공기 질 측정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구성품인 공기측정기가 필수였다. 제한된 장소의 공기 질만 측정할 수 있고, 휴대가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삼성전자가 이보다 진보한 콘셉트를 지닌 스마트폰 특허를 제출했다. 바로 공기 질을 측정하는 롤러블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의 공기 질 측정 롤러블폰 특허
3월 7일(현지시간) 중국 IT 매체 기즈차이나(Gizchina)는 삼성전자가 공기 질 측정 기능을 탑재한 롤러블 스마트폰 특허(공개 번호: US20240073304)를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3년 9월 12일 특허를 제출했다. 미국 특허청이 특허를 공개한 날짜는 지난달 29일이다.
롤러블 스마트폰은 평소에 기기 내부에 디스플레이 일부를 말아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 펼쳐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머지않은 시일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특허는 롤러블 폼팩터가 지닌 특성을 이용해, 스마트폰 외형에 변화를 주지 않고도 공기 질 센서를 통합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롤러블폰은 화면을 펴고 말아야 하기에 외부 케이스가 맞물려 움직여야 한다. 과거 피처폰 시절 슬라이드 폰을 생각하면 쉽다. 슬라이드폰은 화면이 달린 부위와 키패드가 달린 부위가 서로 미끄러지면서 작동했다. 롤러블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슬라이딩 구조로 디스플레이 크기를 조절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여러 차례 공개한 롤러블 시제품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다 바깥 쪽에 있는 케이스 때문에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부위가 있다. 삼성전자 특허는 이 부위에 공기 흐름 구멍을 마련했다. 화면을 늘리거나 접으면 해당 부위가 겉으로 드러나면서, 공기가 들어갈 수 있게 한 것이다. 스마트폰 내부에는 공기 질을 측정하는 센서가 있어, 미세먼지와 냄새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측정할 수 있다.
어떻게 미세먼지를 측정하지?
특허명세서에는 “공기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가스 센서 및 미세먼지 센서를 포함할 수 있다”며 “이러한 센서는 센서는 외부 공기가 유입된 경로 상에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공기청정기처럼 공기 질을 측정한다는 얘기다. 공기청정기 역시 가스 센서로 냄새 농도를 파악하고, 미세먼지 센서(PM) 센서로 미세먼지가 얼마나 많은지 계산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세먼지 센서로 광산란 센서가 사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광산란 센서는 공기청정기에서 흔히 사용되는 PM 센서의 일종이다. PM 센서는 내부에 유입된 공기에 빛을 쏜 다음, 반사된 빛을 토대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다. 미세먼지가 많으면 빛이 그만큼 많이 산란하기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가스 센서 역시 공기청정기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특허에서 금속 산화물 반도체 방식(MOS) 가스 센서가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공기청정기에서 사용되는 가스 센서의 일종이다. 반도체 겉에 흡착된 산소와 냄새 입자가 결합하면 전기적 변화가 발생한다. 공기청정기는 이를 통해 냄새, 즉 가스 농도 변화를 알아챈다.
실제 제품으로 나온다면 유용하겠지만…
특허 속 기술을 구현한 스마트폰이 실제 출시된다면 일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언제 어디서나 주변 공기 질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공기청정기와 같은 전자 제품이나, 날씨 앱이 있어야 공기 질을 알 수 있다. 공기청정기는 비치한 주변 공기 질만, 날씨 앱은 실질적인 사용자 주변 공기 질이 어떤지 알려주지 않는다.
아쉽지만, 삼성전자가 이러한 제품을 실제로 출시한다는 보장이 없다. 특허는 현재 출원 상태며 정식 등록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같은 빅테크 기업은 기술이나 개념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특허부터 내는 경향이 있다. 더군다나 아직 롤러블폰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폼팩터다.